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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행정 본연의 역할 통해 상생의 길 모색 필요"

안산 민속 5일장 상생방안 모색 토론회 열려

뉴스99 기자 |

 

“시정이 사회적 약자를 먼저 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시장상인 200여명의 가정, 수천의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일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할 수 있냐.” 


30년을 한자리에서 장사해오던 안산민속 5일장이 재개발 이후 입주한 안산시민시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과 코로나 19를 핑계로 2020년 일방적으로 폐쇄되었다. 이로 인해 5일장 상인들은 매 5일, 10일 열리던 장을 열지 못하고 2년동안 생계를 놓아야만 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의 종착이 보이는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쫓겨난 상인들은 장을 열지 못하고 화랑유원지 제2 주차장 보도에 임시 장을 열었지만, 매일 20~100만원씩 구청에서는 과태료를 매겨 그 액수가 6천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안산시민사회연대, 안산민중행동이 공동으로 '노점상 생존과 안산시 민속장 활성화를 통한 상생방안 모색 토론회;를  3일 10시 안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5일장 경과와 요구를 중심으로 발제에 나선 민주노련 안산5일장 한기남 공동지역장은 "안산5일장은 1989년에 안산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노점상들을 원곡동 산자락에 강제 배치했고, 이를 시간이 지나 1997년 현재의 안산시민시장 부지에 시민시장과 5일장을 개장하였지만, 현실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행정으로 인해 초기부터 개장에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시민시장 자체로만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오일장을 유치하였고, 이를 통해 시장이 안착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노점상들에게 청소·관리 명목으로 월 200만원씩 비용을 징수하던 것이 폐장되기 전에는 월 800만원까지 인상되어 16억원에 가까운 돈이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에는 이 관리비용과 관리주체에 대해 안산시가 직접 계약하고 관리하였으나, 상인회 생성 이후 위탁을 맡겨놓고, 상인회가 이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계약은 어떻게 되었는지 안산시가 관리감독하지 않고, 암묵적으로 상인회가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을 방조하며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시장 상인들은 현장에서 발언을 통해 "행정이 단 한 번도 5일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올바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도 안산시 공무원이나 시의원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한 쪽의 민원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시 예산에 책정도 되어있지 않은 용역들을 고용하여 5일장을 단속하고 과태료만 매겨 상인들을 생존의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호 민주노련 안산5일장 공동지역장은 보충 발언을 통해 "5일장은 우리 고유의 문화이고, 온라인 마켓, 대형마트, 편의점과 대상을 달리한다. 이런 부분들이 포괄하지 못하는 장년 노년층, 이주민의 생활을 담보하고, 전국의 산물들을 발빠르게 상인들이 들여오기 때문에 시민들의 편의를 촉진한다."며, 일부의 반대 민원만 보고, 6천명이 넘는 찬성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시행정을 비판했다. 

 

김두환 민주노련 대외협력실장은 타 지역사례를 통해 충분히 안산시와 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이야기했다. 대다수의 전국 지자체가 오히려 5일장 또는 주말 장등의 민속장을 유치하여 정주 상가들이 담보하지 못하는 부분을 노점상들이 채워주고 있는 점을 여러 사례를 들어 발표했다. 기존의 노점상을 강제철거하여 오히려 기존 상권이 줄어들고, 대안으로 마련한 민속장들은 오히려 상권이 활발해지고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면서 지역경제와 더불어 관광까지 활성화되는 사례들이 많다며, 안산시도 충분이 이러한 대안을 만들어 ‘안산형 모델’을 만들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시 행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경원 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소장은 ‘노점상의 생존권 보장’은 당연한 것이고, 시 행정이 노점상을 환경미화나 악성 민원을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라며, ‘4.16생명안전공원’ 설치 사례에서도 드러나듯이, 일부 시민들의 이기적 행태를 오히려 행정이 편파적으로 편들어 주고, 다수의 시민들은 오히려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화랑유원지의 조망권 등이 축소된 것에 대해 거시적 차원과 갈등조정의 방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연아 진보당 안산시위원회 위원장은 이 문제 해결의 기본관점은 ‘함께살자’가 되야 된다며, 정주민과 안산시에서 일하는 사람을 갈라보는 시각의 위험함을 지적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코로나19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노점상과 상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펼치는 반면 안산시는 일방적으로 5일장을 폐쇄하는 것은 지자체의 역할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함께 살아가자’는 관점으로 봐야한다며 안산시의 거주자도 이곳에 와서 일하는 사람도 함께 어울려 살수 있는 안산시를 만들어야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숙의 과정에 임시로라도 노점상 상인들의 생존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 과정에서 상인들과 시민사회가 한결같이 공감한 문제점은 우선 행정의 일방적 행태와 시장을 비롯한 담당공무원, 시의원 들이 전혀 소통의 기회를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5일장 상인들은 기존의 시민시장 자리를 그대로 요구하지도 않고, 오로지 대안부지를 통해 시장을 열수 있는 기회만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얼마든지 시 행정과 협의하여 대안의 부지나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에 협조하고, 우리 상인들이 해야 할 일들과 더불어 안산시가 함께 잘살아 가기 위한 우리의 역할이 있으면 얼마든지 함께 하고자 하는데, 안산시는 단 한번도 이런 이야기를 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에 억울함과 답답함을 호소한 것이다.

 

토론회에 참여한 고영인 국회의원실 노충관 정책특보는 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이후 민주당 시장 후보가 당선된다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지방선거에 새로운 어떤 시장이 당선되더라도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우선 대화 테이블을 만들고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가 우선 마련되야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 이후 대안들은 서로 양보와 타협을 통해 충분히 찾을 수 있다며, 빠르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