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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악령을 쓴 자들의 논리 - 초지역세권 개발

이경원 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소장 |

 

최근 안산도시공사(사장 허숭)는 초지역세권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용역보고서는 비공개로 하면서 초치역세권 개발에 유리하도록 설문조사를 하고, 그 설문조사가 마치 모든 시민의 생각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발표하면서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안산시(시장 이민근)는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여야 한다.

 

안산도시공사의 논리는 시작부터 잘 못 되었다. 마치 고층 건물로 표현되는 랜드마크가 없어서 안산이 공단도시, 범죄도시, 불법체류자의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런 건물이 없고 유명 백화점이 없어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논리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생기면 공단 배후도시가 아니란 말인가. 불법체류자가 다른 도시로 옮겨간단 말인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고 다른 도시에서 안산으로 밀려 들어온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도시공사의 설명을 들어보면 아주 간단하다. 초지역세권 땅을 팔아서 그 땅에 민간업자가 200m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과 고층 아파트를 짓도록 한다는 것이다. 땅 판 돈으로 그 공사에 투자해서 이익을 얻은 돈으로 그 옆 공공부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포장한 말이 안산시 랜드마크다.

 

역으로 질문 한번 해보자.

첫째, 200m 높이의 주상복합 간물이 들어서면 안산시민의 자존감이 높아지는가?

둘째, 다른 시에 비해 좁은 땅에 짓는 주상복합이 설명회에서 예를 든 합정역의 메세나폴리스, 신도림역의 디큐브시티, 수원의 스타필드와 견줘서 손색이 없는가?

셋째, 6개 노선이 교차한다는 초지역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올 외부의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넷째,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중앙동 상가가 입을 타격은 생각해 봤는가?

다섯째, 다른 시에 비해 높은 비율의 상가, 지금도 공실이 많은 사무실에 대한 안산시의 대책은 있는가?

여섯째, 안산시에 사는 인구는 정말 줄었는가? 외국인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일곱째, 초지역세권을 개발하면 사동에 사는 나는 행복해지는가?

 

정치하는 자들과 돈 있는 자들은 빈 땅만 보이면 저기에 어떻게 건물을 지을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 초지역세권이 안산시의 땅이라면 시민들에게도 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적어도 그 땅에 무엇을 했으면 좋을지 물어는 봐야 한다. 역 주변의 초지동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재개발을 앞둔 조합의 심리를 이용하는 설명회를 거두고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시민이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 방향으로 시정도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 땅에 시민을 위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초지역세권 개발은 그냥 두느니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