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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오르는 공공요금, 벌어들이는 외화는 누구의 주머니를 채우는가

뉴스99 |

 

한겨울 맹추위에 난방비 급등으로 민생이 들썩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전년 대비 128%나 올랐다는게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1분기는 그나마 사용 요금을 동결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인상이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전기,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의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 전망이다. 대다수의 시민이 오르지 않는 건 월급뿐이라고 한탄할 일이다.


이런 상황에 드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UAE에 가서 300억불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에서 수위의 수출규모와 매출액 달성을 자랑하는데, 왜 국민은 공공요금 오르는 것에 벌벌 떨어야만 할까. 식량자급률이 44.4%(농식품수산부 2021년) 밖에 되지 않아 절반 이상의 식량을 수입해서 먹는 대한민국이다. 쌀값은 10년 넘게 제자리 금액이다. 수출과 수입에 따라 민생이 움직인다면, 왜 국민은 수출이 호황이라고 할 때에도 생활이 나아졌다는 체감을 하지 못하고, 금리와 환율 등으로 수입단가가 불안할 때는 그 상승의 체감을 여실히 느끼는 건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시장경제 중심의 자본주의사회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은 사기업들의 경제활동을 통제하지 못한다. 또 국가가 나서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영역도 많지 않다. 민영화가 좋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기업들이 이윤을 내든 적자를 내든 실제로 정부가 하는 일은 조세와 법령, 일부 정부가 소유한 국영 내지 공공기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절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는 공공부문에 대한 요금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동안 줄기차게 민영화를 외쳐 대다수의 전기,철도,가스,수도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기업들은 국가기업에서 공공기업 형태로 전환이 되었다. 여전히 정부가 50% 넘는 지분은 소유하지만, 그 속내는 실제로 사기업과 똑같이 운영되는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윤 추구를 안할 수 없고,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수익이 되는 국민이 내는 요금은 인상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나라 밖에서 벌어들이는 수출이 분명 개별 가계와 국민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은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 증가분이 어디로 가는지가 문제다. 분명 국가와 기업은 수출액을 얼마 달성하고 영업이익이 얼마고 하며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국민의 호주머니는 채워지지 않는다. 그 돈은 도대체 누구의 주머니를 채우는가.


채워지지 않는 국민의 주머니에 영하 10도가 넘는 맹추위에 보일러 안 켜고 살 수 없고, 전열기구를 안 틀 수 없다. 좋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단열도 잘 되지만, 어려운 사람일수록 집에 웃풍도 많이 들고 틀어도 틀어도 추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폭탄 공공요금은 누구의 주머니를 채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