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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그리고 협동조합 주택

<안산시 사회적경제 청년서포터즈 4기> 이태경

뉴스99 |

 

얼마 전에 무인 애견숍에 들렀다가 당황한 적이 있다. 분명 영업 중이라는 푯말은 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도난사고가 너무 빈번해서 사장님이 문 앞에 카드 리더기를 두고 카드 인증 후에 입장이 가능토록 한 것이었다. 다소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이전에도 여러 번 해당 지점을 방문했던 입장으로써 사장님이 마음고생이 심해겠구나 하며 이해할 수 있었다. 

 

위 사례와 같이 요즈음에는 카드를 인증한 후 입장할 수 있는 무인 상점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은 고객과 사장님 사이의 신뢰관계가 틀어진 예라고 볼 수 있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의 3가지 요소이다. 사회적 자본은 신뢰·규범·사회적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신뢰이다. 

 

우리나라는 1세대·2세대 자본인 물적, 인적  자본은 풍부하지만 3세대인 사회적 자본은 무너져 있다고 국내 학자들은 판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온전한 공동체가 형성되기 쉽지 않다. 다른 자본에 비해 사회적 자본이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라 그 중요성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간단한 예시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역을 오며 가며 볼 수 있는 '고객신뢰선(운임경계선)'이다. 지하철은 개찰구를 통해 운임료를 지불 받거나 표를 받지만 KTX는 고객에 대한 신뢰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에 개찰구가 존재할 당시에는 표 검사를 위한 인건비, 고객들의 시간, 개찰구 설치 및 유지 비용 등이 쓰였다고 한다. 개찰구를 없애고 선을 만듦으로써 이렇게 들어가는 부수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존재하면 위에서 언급했던 사회적 비용들이 절감될 수 있는 것이다. 도시철도공사 5년간 적자가 3조에 달한다고 한다는데 고객신뢰선이  한 역할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사회적 자본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기 위해 신뢰를 쌓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관계 맺기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만든 예시가 있다. 사진에 있는 남성은 호세 마리아라는 신부로 당시 스페인의 빈곤지역인 몬드라곤에 첫 협동조합을 만든 인물이다. 그가 스페인 땅 몬드라곤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한 것은 축구였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과 모여 삼삼오오 2년간 축구만 하였다고 한다. 축구를 하며 주민들과 유대감을 쌓고, 각각의 팀과 또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뭉칠 수 있는 시발점을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에게 수공업으로 난로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완성품은 다시 지역민들에게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그는 지역 발전 및 확산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든 난로가 과연 전문적으로 난로를 만들던 공장의 것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뛰어났을까? 물론 아니다. 지역민들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난로를 구매한 이유는 지역 내 신뢰관계 때문이었다.

 

여기 느슨한 공동체 관계를 지향하며, 재미있는 아파트가 되길 꿈꾸는 곳이 있다. 위스테이 별내는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로,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8년의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 주택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주택도시공사나 민간임대 주택과는 달리 사회적 경제를 이루고자 지어졌다. 

 

입주자들이 설계부터 인테리어, 프로그램 운영 등에 의견을 반영하여 참여할 수 있는 "입주자=공급자=운영자"의 형태를 띄는 마을공동체를 형성했다. 이 공동체는 마을 내 커뮤니티 카페/공유 부엌, 육아 관련 시설, 이외에도 많은 내부 인프라를 자치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단지 내에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강좌를 열어 평생학습 체재를 구축해 교육을 진행하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치 운영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도 되어 있다고 한다.

 

위스테이 별내와 같은 마을 공동체 생활 방식은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소외될 수 있는 계층(맞벌이 때문에 집에 있는 아이들, 노인들)을 돌볼 수 있어 고독사나 수원 세 모녀와 같은 안타까운 사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려운 생계나 관심의 부재로 발생하는 사망사건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누군가가 죽어서야 기억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속 가능하고 타인과 잘 어우러져 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공동체 의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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