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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질문 있습니다!"
일상에서 질문해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나에게 ‘질문한다는 건’ 어렵고도 두렵고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삶을 돌이켜보면 학교, 직장 등 나의 현장은 질문이 허락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어려웠고, 옳지 않은 질문은 반응이 부정적이며, 질문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질문빈곤사회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 질문의 어려움은 비단 나의 일만은 아니다.
‘질문은 정답보다 중요하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사르트르. 파블로 네루다 등 다양한 철학자, 작가들이 질문의 중요성을 오래전부터 이야기했다.
그럼 ‘질문하기’는 왜 중요할까? 책 <질문빈곤사회> 속에 그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질문하기’는 인간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하고 발전시켜왔고, 인식의 세계를 넓힘은 물론 타자와의 세계를 보는 시각 또한 확장했다고 했다. 질문의 효능, 엄청나지 않나?
그런데 왜 우린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할까? 책에서는 우리가 질문이 어려운 사회 구조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질문을 봉쇄하고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 정책과 위계질서가 만연한 환경이 지배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활동하는 ‘평등평화세상 온다’에서 <청년질문학교>가 열렸다. <청년질문학교>는 질문의 중요성을 알리고, 질문빈곤사회를 조금이라도 깨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참가 대상인 24세~34세 청년들은 이 시기에 학교와 사회를 경험하고 ‘나’와 ‘사회’에 관한 질문들이 새롭게 생겨난다. 중요한 시기를 ‘질문하기’를 계기로 청년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주체적인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9월 말부터 시작한 <청년질문학교>는 매회 20여 명의 청년과 함께하였다. 함께 한 청년들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작가님을 만나보고 싶어서, 세상을 바로 보고 싶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모였다.
‘질문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근본적 물음으로 시작한 <청년질문학교>는 ‘공정과 능력주의’, ‘혐오와 차별’, ‘연대와 공동체’를 주제로 작가님들(박권일, 최지은, 하미나)의 강연도 듣고, 토론도 하면서 질문을 만들었다. 과정을 통해 청년들이 일상에서 밀접하게 접하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관점과 시야를 넓히고, 실천방법을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보게 되었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공정이란 어떤 의미고, 진정한 공정이란 무엇인가?’
‘지금은 신분 사회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표현의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이해해줘야 하는가?’
‘혐오 표현에 대해서 본인이 상처받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은?’
등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기도 하고,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다양한 질문들이 만들어졌다. ‘질문 만들기’가 익숙하지 않고 어려웠을 텐데 각자의 생각이 담긴 질문들을 보면서 그간의 과정들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 <청년질문학교>를 시작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나아가 질문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할 예정이다. 나와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에세이집을 제작한다. 어떤 이야기들이 책 속에 펼쳐질지 기대와 설렘이 솟아나는 요즘이다. 11월 25일(금) 오후 7시에 출판기념회를 진행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평등평화세상 온다로 오시면 된다.
<청년질문학교>를 통해 사람도 만나고, 나와 사회에 대해 고민과 의문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좋은 질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현실 세계의 변화는 단순한 해답을 가져오는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책 <질문빈곤사회> 속의 문장이다. 이 문장처럼 <청년질문학교>를 통해 우리는 좋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던진 질문으로 나와 사회에 대한 다양한 변화들이 조금씩 시작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청년질문학교>는 모든 청년이 나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고, 보다 의미롭게 만들어가는 삶을 위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좋은질문을 끊임없이 던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