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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습관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대통령이라고 다를까?

뉴스99

뉴스99 기자 |

 

대통령의 ‘언어’가 잠잠할 만하면 구설수에 오른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조상들의 지혜가 갈수록 와닿는다. 30년을 검찰로 살다가 단 몇 개월 후보 준비를 거쳐 반년의 시간을 대통령으로 산다고 해서 평생을 써오던 언어습관이 한순간에 고쳐지겠는가. 다만 자리가 자리이고, 위치가 위치니만큼 하필이면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나온 말을 주워 담지 못하고 온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 작금의 상황을 표현해 낼 ‘말’이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를 보도한 MBC만 쥐 잡듯이 잡아댄다고 이미 쏟아낸 말이 사라질까.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가려지나? 온 국민이 아는 문맥, 말의 흐름을 보면 답은 뻔하다. 그냥 무심결에, 마음에 있던 생각이 불쑥 튀어나와 적절치 않은 비속어가 나왔다고 인정했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커졌을까.

 

이러한 사태를 여당은 총력을 다해 방어하겠다고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하듯 MBC에 항의방문을 갔다. 국민들이 민원을 위해 국회와 정당들로 항의방문은 갔어도 국회의원들이 언론사를 향해 항의방문을 간다니 그야말로 코미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모든 대응이 이렇다.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경찰공권력 투입과 손배가압류로 협박하고, 야당 정치권에 대해선 검찰 수사로 옥죄고, 언론이 보도하니 편파적이라며 공영언론 해체로 위협한다. 정치의 양상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서로 보복과 맞대응으로만 치닫는 그 중심에 항상 대통령이 있다. 여당은 전방위적 방어와 역공격으로, 야당은 사사건건 시비와 공격으로 맞대응하는 정치에 민생과 갈등해결의 정책은 아예 실종됐다.

 

입으로는 여야가 민생과 경제문제 해결을 외치는데, 쌀값은 폭락하고, 채소 값은 폭등하고, 식료품은 전부 오르고, 월급은 제자리에, 일자리는 더더욱 외주화·비정규직화·계약직화·특수고용화 된 일자리로 내몰고 있다.

 

중앙정치가 이럴진대 지방자치라고 잘 돌아갈까. 지방자치의 의제들이 실종되어 간다. 새로운 지방정부들이 들어서고 100일이 다가오는데 안산시는 어떤 정책과 비전을 펼치고 있는지 시민들은 알고 있는가. 시의회는 원 구성 이후 어떤 내용들을 처리하고 있는지 관심도 내용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통령의 언어에 기댈 것이 없다. 야당이라고 대안을 만들지도 행하지도 않는다. 국회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음에도, 정말 민생을 위한, 여성들을 위한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법들은 상정되지 않는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이라도 신경쓰고 있으나 여당의 반대를 넘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 삶에 희망을 주는 정치 이야기를 언론들은 언제 실을 수 있을까. 뉴스거리가 가쉽거리 말고, 기도 안차는 코미디 정치 말고,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의 이야기 말고, 우리사회 희망과 대안을 보도할 수 있는 그런 뉴스를 우리는 내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