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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장시간 일하고 그만큼 쉬게 한다? 현장을 모르는 정부의 무지함”

청년노동자와 선배노동자가 말하는 ‘장시간 노동과 건강권’

뉴스99 기자 |

 

윤석열 정부의 핵심 노동정책 중 하나인 노동시간 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배 노동자와 청년 노동자가 모여 실제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있는 장시간 노동에 대해 말하는 증언대회가 개최됐다.

 

“장시간노동과 건강권 증언대회”는 지난 4월 28일 오후 3시 안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사)안산노동안전센터, 민주노총 안산지부,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금속노조 시흥안산지역지회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발제를 맡은 권동희 노무사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은 주 최대 90.5시간이 가능한 구조”라면서 “법률로 보장된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못 쓰는데 한 달 제주살이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행 주40시간과 법정 휴가가 지켜지는 것이 먼저”

 

청년노동자로서 증언자로 나선 김승민 군(22세)은 특성화고교 졸업생으로 졸업 후 19살부터 근 2년간 반월․시화공단 내 전자회사 2곳에서 24시간 3조 2교대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그러한 생활이 싫어 지금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부가 장시간 일하고 그만큼 쉬는 시간을 보장해줄 것처럼 말하지만 중소기업 직장생활을 한달이라도 해본 분들은 정부의 말이 무지하고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바쁠 땐 점심만 먹고 쉬는 시간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고, 연차휴가 한번 쓰기도 어렵지만 휴가를 사용한 이후에는 안 좋은 시선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렇게 장시간 노동에 경험한 그는 현재 좋지 않은 건강 상태에 대한 걱정도 크다.“현장에서 졸게 되면 큰 사고로 이러지는데 저는 일하면서 피곤함에 서서 조는 날도 많았다”면서 그렇게 장시간 노동을 버티다 보니“건강이 나빠졌습니다. 20대 초반의 저에게 탈모는 앞날에 대해 불안함을 안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번 증언대회를 준비하면서 특성화고교 졸업생으로 현재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72명의 친구들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를 부탁하여 총 24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중에“장시간 노동으로 설문조사 하나도 응해줄 여력이 없어 못해주는 친구들이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며“현재 법으로 정해져 있는 주40시간 제도라도 제대로 지켜지기를”이라는 바람을 끝으로 증언을 마쳤다.

 

“현행 주52시간 노동시간도 건강을 위협하는 장시간 노동”

 

선배노동자로서 증언자로 참석한 금속노조 동양피스톤 황훈재 분회장(47세)과 화섬노조 에스티팜 문준모 지회장(36세)는 현행 주52시간(주40시간+연장 12시간) 노동이 법제화되기 이전의 노동자의 일터에 대해 증언했다.

 

황 분회장은“주52시간이 법제화 되기 전 평균 100시간에서 많이 일했던 동료들은 월 190시간 가까운 노동을 하는 것이 일상이였던 직장생활”은 곧“ 손가락 절단, 골절, 기계끼임에 의한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의 원인”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렇게 살다가는 죽겠다는 직원들 사이의 공감대가 생겼고 그 결과가 노동조합 결성이였다”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동조합의 노력으로 현행 주52시간 노동이 정착되어가면서 사고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근골격계 질환 등의 질병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노동자의 진정한 건강권을 위한 방안은 정부와 노동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문 지회장 역시 “현행 주52시간 역시 장시간 근무라고 생각한다”며“근무형태, 임금보존, 인원채용 등의 내용도 아직 보완되지 않은 채 69시간 도입은 어떤 협의과정없이 회사에서 노동만 하고 살라는 말과 같다.”고 했다. 그는 또“현재 윤석열 정권은 노동정책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시도로 우리 노동자뿐만이 아니라 종국에는 국민들의 민심도 등을 돌릴 것”이라는 말로 증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