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99 기자 |
세월호참사 9주기, 아홉 번째 봄이 찾아왔다.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대통령이 두 번 바뀌었지만, 아직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앞에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9년의 시간 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한결같이 목소리를 내 온 사람들이 있다.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라는 이름으로 피해자 가족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의 활동 중 세월호참사 당시 지역 사회와 이웃에 받은 사랑을 그대로 되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4·16가족나눔봉사단’을 만나봤다.
세월호참사 초기 가장 힘들었던 시기, 피해자 가족들은 안산지역 내 봉사 단체들을 통해 힘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봉사를 통해 받은 선의를 보답하자는 마음이 생겼고, 초기 연탄 나눔과 김장 봉사 등 봉사 단체들의 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봉사의 주최자가 되어 2017년부터 4·16가족나눔봉사단을 만들어 직접 활동을 하고 있다.
4·16가족나눔봉사단은 안산지역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음식 및 생필품 나눔, 김장, 환경 정화, 수해 지역 복구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정의 달과 명절, 연말에는 직접 만든 음식과 생필품을 준비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곁을 찾았으며, 4.16생명안전공원의 부지인 화랑유원지 일대 환경 정화 활동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안산지역의 봉사 단체와도 함께하며 유대감을 쌓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에는 한 달간 매주 고잔동 내 경로당을 방문해 삼겹살과 쌈야채, 반찬, 과일 등 점심 식사를 대접하며 이웃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4·16가족나눔봉사단은 고잔동 바르게살기위원회, 4·16재단과 함께 안식경로당, 적금경로당, 화랑경로당, 진우2차경로당을 이용하는 100여 명의 어르신들을 만나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은 식사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과정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이전부터 여러 차례 음식과 선물을 준비해 경로당을 방문했으나, 이번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과 마주 앉아 일상과 세월호참사 관련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단원고 희생 학생의 가족 또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봉사활동에 고마움을 표하시는 어르신들을 통해, 4·16봉사단원들 또한 더욱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
4·16가족나눔봉사단은 아이들이 살았던 지역을 기반으로 한 봉사활동을 통해 세월호참사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 사회와의 소통을 늘려가고자 한다고 활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현재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아이들을 안산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4·16가족나눔봉사단의 박정화 단장(단원고 2-9 조은정 엄마)은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 간의 정을 쌓을 수 있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우리의 이웃인 어르신들과 생명안전공원으로 돌아올 우리 아이들이 한 동네에서 상부상조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