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서울 3.2℃
  • 흐림수원 3.7℃
기상청 제공

취임 100일 맞은 윤석열 정부, 퇴임 100일 전 아니고?

뉴스99 기자 |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는 잘 알다시피 5년(1,825일)이다. 우리 국민들은 100이라는 숫자에 익숙하다.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이 5세부터 학교에 다니겠다고 한 공약이 5세부터 100점짜리 시험들을 보는 것에 익숙해지라는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00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로 점수와 동일시된다. 백점만점.

 

취임 100일의 윤석열 정부는 100점 만점에 몇 점일까? 국민들에게 점수를 주라고 하면 지금의 지지율인 25점 정도가 나올까? 학교 시험에서 보통 학생들이 25점을 맞았다면 ‘낙제’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딱 그 정도 점수다.

 

100일의 집권 동안 명확히 추진한 정책은 부자 감세, 대기업 규제 철폐, 검찰권력 강화는 명확했다. 그와 더불어 측근인사와 여전히 구성하지 못한 내각, 말에 말을 보태 문제를 일으키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 재난시기에도 공감능력 제로임을 보여준 여당 정치인들의 모습으로 25점 성적표를 받았다.

 

새 대통령이 취임한 100일의 시간이 퇴임만 기다리고 있는 임기 말 100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총체적으로 누적되어 있는 위기와 불안감, 경기침체와 나아지지 않는 국민들의 삶을 반영한 정책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몇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흔히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로 불리는 조선하청·지입화물·청소경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경제를 지탱해온 ‘숨은 노동자’들의 살기 위한 외침을 ‘강성노조’로 매도하고, 경찰 권력으로 위협하고, 손배가압류로 목줄을 죄 온 윤석열 정부 100일. ‘공정’과 ‘국민’을 외친 정치는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가?

 

더욱 문제는 여당이 총체적 난국이면 이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야권 정치가 한마디로 ‘도긴개긴’인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고 크게 달라졌을까?

 

8.15 경축사에서 ‘자유’만 33번을 외친 대통령의 말에서 남은 임기 1,725일의 앞길이 더욱 어두워 보인다. 과거를 배워 현재와 미래를 설계한다는 역사를 배움의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아 보여서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일본의 2차 대전 전쟁범죄. 그에 대해 직접적이고 최대로 피해를 입은 게 우리나라라고 배우지 못한 것일까?

 

세계적인 기후위기 속에 물과 식량같이 사람이 살기위한 일차적 조건들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책임한 일본의 후쿠시마 핵폐기 오염수 방류를 막고, 반성과 사죄 없는 일본정부에 대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그 피해를 세계국가들에게 알려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내는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책임하고 위태로운 편향적 한미동맹과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평등에 기초한 중립적인 외교를 통해 경제문제도 돌파해야 한다. 내적으로는 호우재난을 겪으며 드러난 여전히 취약한 우리사회의 안전망에 대한 강화, 소외받는 장애·빈곤·여성들에 대한 대책 마련, 재벌총수는 풀어주고 노동자는 손배가압류로 때려잡는 자본 중심의 정책을 변화하지 않는다면 취임 200일을 순탄케 맞지 못함을 깨달아야한다.

 

나라를 잃고 위정자들이 자신의 보위만 지킬 때도, 재난 시기 정부가 혼란스러울 때도 삶과 국가를 지켜온 건 이 나라 이름 없는 민초들이다.